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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9.14 변호사 한승미 변호사본문
세탁소 앞을 지나는데 어머님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양복을 맡겨두고 몇 달을 잊고 지냈는데, 어느 날 아버님이 결혼식에 가시려고 옷을 찾다가 없다는 걸 아셨다고요.
세탁소에서 안 찾아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님은 아무 말 없이 직접 찾으러 가셨다고 합니다.
'아버님 옷은 아버님이 챙기시는 게 맞지 않나.'
그런데 곱씹을수록 다른 것이 보였습니다.
아침에 아이들 밥을 먹여 학교에 보내주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자고 있는 나를 깨우지 않으려 새벽에 조용히 출근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여기저기 아픈 몸을 이끌고 오늘도 변함없이 일터로 나가는 일, 빨래를 돌리고 장을 봐 밥을 차리는 일,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아이 숙제를 봐주는 일 모두 마찬가지죠.
그런데 현실은 좀처럼 그렇지 않습니다.
이혼 사건을 오래 다루다 보면 확신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관계는 큰 사건 하나로 무너지기보다, 고마움이 쌓이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서히 닳는다는 점입니다.
내가 한 것만 되뇌는 대신 상대가 한 일을 한 번 더 찾아보고 "고마워"라고 말해보는 것.